29일 홍도겸

저희 회사는 주식회사 29일이라는 소셜벤처로서, 한국 여성들의 위생과 건강 증진 그리고 한국 사회 문화 및 인식 개선을 미션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반값 생리대라는 타이틀로 잘 알려져 있는 생리대 상품을 작년 11월에 처음 런칭했고요, 올해 2월에 온라인에서 정식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가격 부담을 덜도록 기획한 제품으로 아직은 중형 뿐이지만 현재 개발을 통해 대형, 소형, 오버나이트, 탐폰으로 제품 확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청결 티슈 결합형 생리대라는 저희의 메인 상품도 출시될 계획이라서 가격 뿐만 아니라 위생적으로도 개선된 신상품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언더독스 사관학교를 같이 했던 심재윤님과 같이 하고 있고, 지금도 사관학교 출신들을 대상으로 인력 충원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 현재 29일의 제품 29데이즈는 16개 중형 1팩에 2,5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음

사관학교 2기에서 출발할 때는 저렴한 생리대를 만들자 로 시작한 건 아닙니다. 팀 동료들과 논의하다 해당 이슈가 나왔는데, 제가 기본적으로 여성 타겟 제품에 관심이 많았던 것도 있지만, 제가 학교를 미국에서 나왔는데, 그 때와 지금 한국 사회는 생리를 보는 시선이 마치 남자는 개입하길 꺼려하고 여성도 숨기고, 뭔가 내가 알던 것과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회사에서 생리 휴가를 내는 것도 당연한 건데 뭔가 분위기가 다르기도 했습니다. 그걸 어떻게 풀어낼 지는 모르던 차에 동료들과 여성 상품으로 이런 저런 아이디어와 피벗을 반복하다가 생리대 가격 해결이나 구매 및 보관 등의 문제를 개선할 방법이 있을까 에서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어떨까를 고민했고, 시중 제품을 어떤 서비스로 풀어볼까 생각하다가, 일단 기본적으로 제품의 국내 소비자가가 비싸 저희가 할 수 있는 서비스 자체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청결 티슈 결합형 생리대는 서비스를 고민하던 중에 나왔던 모델입니다. 안 그래도 손이 모자란데 위생용 티슈와 생리대 두개를 따로 하면 복잡하니 이걸 좀 더 쉽게 사용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왔죠. 그래서 일단 최소한 소비자가를 해외 평균 정도로 맞출 수 있는 방법이 뭘까로 좁혀졌고, 차라리 만들 수 있으면 우리가 만들어볼 수 있지 않겠나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처음에 구상하고 생리대를 만들자 했을 때,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특히 처음에 나온 아이디어가 청결 티슈 결합형 생리대였는데, 이게 공정이 좀 복잡해서 생리대는 나온 상태에서 시간이 소요가 됐죠. 티슈 포장지가 기술적으로 쉽지 않아서 생각보다 사업 시작까지 딜레이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일단 준비된 생리대로 먼저 브랜딩을 시작하고 후에 중점 제품을 출시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시작은 반값 생리대지만 궁극적으로는 위생이나 기능면에서 여성들에게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갖춰 나가는게 저희 생각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생리대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이 나올 수 있고, 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제품 혹은 캠페인 제품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저희가 기존에 사용한 경험이 있거나 데이터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저희는 남자들이라 없어서도 힘들었던 게 있었습니다. 컨셉도 정해야 했고, 기존 시장점유 회사들 뿐 아니라 중소 브랜드도 많은데 우리가 이들과 차별화될 것이 무엇일까 했을 때 반값 하나면 위험하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생산처는, 일반 소셜벤처에서 제조업에 뛰어들면 지방이나 작은 공장을 통해 시작하는데, 생리대가 의약외품이고 식약처도 까다롭게 보는 상품인 지라 처음부터 큰 기업을 선택해서 품질 검증을 거치고, 소비자들에게도 안전한 공장, 안전한 프로세스를 알리는게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라고 마케팅하고자 했죠. 기존 소비자들은 반값이라고 하면 품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니까요. 생리대는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품이나 디자인에도 저희 의견보다 소비자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기존 제품들은 광고비, 마케팅비, 채널 수수료 등에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마진을 많이 잡고 판매가를 높였다면, 저희는 매출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 회사가 운영되는 수준으로 판매가와 마진을 낮췄습니다. 이 반값 생리대는 최초 저희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 저희 포지셔닝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 생각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전부터 가격 문제로 업체들에 클레임을 많이 걸었던 상태여서 기존업체들이 저희 제품과 가격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저희가 작년 겨울에 와디즈와 카카오 채널을 통해 판매를 진행할 적이 있습니다. 이 때 해당 페이지에 저희의 기부 방식도 안내해드렸고, 그 때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 중에는 아프리카에 학교를 설립하는 분들의 기부 요청이 있었죠. 지금은 아직 소비자가 하나를 샀을 때 저희가 하나를 기부하는 형태까지 운영할 수는 없지만, 지난 와디즈를 통해서는 판매 분의 일정 수준도 기부를 했고, 한살림쪽에서 연락이 왔을 때는 저희가 공급가 수준으로 상품을 제공한 적도 있어서, 그런 다양한 방식으로 11월부터 현재까지 약 7건 정도 공헌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작년 4월 성남시에 들어올 때 언더독스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김정헌 대표와의 관계 같은 부분을 성남시에서 좋게 봐주셨습니다. 언더독스 사관학교가 6주동안 임팩트 있게 진행된다는 것을 외부에서도 알고 있고, 사관학교를 통해 네트워크도 강해지다 보니 사관학교 졸업하고 나서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알게 모르게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남시는 저희가 6주 동안 받은 교육과 기획을 성남시와 함께 실행해보고 싶다는 점을 높게 봐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언더독스 사관학교는 1기 할 때 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그 때는 제가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어 지원은 하지 못하고 관심만 갖고 지켜봤습니다. 저는 회사 다니면서도 창업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던 지라, 더 늦기 전에 해봐야겠다, 1년은 투자해보고 안되면 다시 재취업이라도 해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퇴사를 막 했던 찰나에 언더독스 사관학교 2기 지원이 나왔었습니다.

저는 6주 기간 동안 진행한 것도 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없었다는 시간적,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번 아이템이 피벗 되면 처음부터 다시 그 과정을 해야하는데 그러면서 과정을 다시 따라간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동료들이 같이 몰입해서 시간을 보냈던 것만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사관학교를 시작한다면 무엇보다 MVP를 많이 만들어보길 추천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양하게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인데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만 하다 시간을 쓰기에는 6주가 너무 짧습니다. 중간에 피벗을 하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피벗을 많이 하면 할 수록 더 발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아이템 별로 분류를 많이 해두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본다면, 솔직히 아이템 선택은 6주 이후에도 다시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때 MVP한 것들 중 비교 분석을 하거나 믹싱을 해서 최종적으로 어떤 아이템 하나는 갖고 6주를 끝내는게 좋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고민없이 6주 뒤에 팀 다시 짜고 아이템 찾는 것부터 하는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봤거든요. 또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 동료 영입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더독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