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 이진희 김경민

저희 회사 이름은 펀쿨이구요, 의미 그대로 학교를 재미있게 하자 입니다. 저희는 학교에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일이고요. 구체적으로 학교 정규 수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실 때 필요한 전문가나 물품을 연결해서 수업을 좀 더 풍부하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좋은 수업을 만들고 나아가 좋은 수업을 확산해나가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내 건 미션 또한 즐겁고 건강한 학교 만들기, 특히 선생님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한다는 데 있어요.

펀쿨 수업의 시작은 선생님의 요청으로부터 출발해요. 그래서 저희는 전문가가 선생님을 대체하는 것보다 선생님이 계획하는 프로젝트를 최대한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물론 필요하다면 인적 자원도 투입해요. 다만, 선생님 주도로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면 앞으로는 저희가 함께 하지 않아도 자생적으로 즐거운 수업을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수업 중 하나가, 중학교 미술 수업에서 천연기념물을 주제로 아이들이 직접 캐릭터를 만든 뒤 티셔츠나 에코백, 손수건 등의 물품에 그 캐릭터를 입혀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직접 판매를 해보는 활동을 준비중입니다. 물론 수익금은 천연기념물 단체에 기부하는 것까지도 고려 중 이고요. 그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저희가 지원해요. 나아가 이 수업 방식을 공유해서 다른 학교까지 좋은 수업이 이어지도록, 그렇게 확산을 하려고 해요.

저희는 수업이 좀 더 풍성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 생각하시면 돼요. 방금 그 수업도 선생님과 아이들끼리만 했다면 교내 장터 판매 정도로 그칠 수 있겠지만, 아름다운 가게나 기부를 통해 의미가 되는 활동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봐요.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지원했는데, 아이들이 그린 로고나 슬로건을 모티브로 전문가가 보다 정교하게 수정해서 예방 활동의 의미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들은 이런 교육 형태를 삶과 앎이 하나가 되는 수업 이라고 얘기하세요. 예를 들어 책상에서 각도기로 각도만 재고 끝내는 것과, 실제 공간에서 다양한 각도기를 활용해서 가구를 배치하는 실습하는 것은 크게 다르다고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크게 다르다는 거죠.

저희는 사관학교 2기를 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대화를 하면서 서로 관심있는 분야가 교육, 특히 기회의 평등에 대해 해결해보고 싶은 뜻이 맞아 같이 일하게 됐어요. 저희 둘 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구별 짓기(La Distinction, 1979)”라는 책과 발췌본을 접했었는데, 사관학교 중에 이 얘기를 하면서 같은 생각을 공유했던 것 같아요. 이 문제가 교육 수준이 점차 계층화 되는 것이 문제고, 이 과정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생기는 것을 공교육을 통해서 최대한 채워질 수 있도록 하자는데 뜻이 맞았어요.

사실 처음에는 다른 사업을 생각했고, 이 아이디어로 오는데 4주가 걸렸어요. 김정헌 대표가 “좀 더 사회에 의미나 가치가 있는 사업을 하는게 어떠냐?”는 얘기가 저희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정말 관심 있는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6주가 지나서도 지속시킬 열정이 안 생길 것 같더라고요.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가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회의 평등의 시작을 공교육 개선으로 보고 탐색을 시작했는데, 현장에서 막상 방과후수업같은 포맷은 많음에도 선생님이 교육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더라고요. 예산 규모 자체도 문제고 그 절차도 복잡해서 우리가 이걸 좀 쉽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이들의 미래에 작게나마 영향을 줄 수 있는, 획일화 되지 않은 교육으로 가치를 만들어보자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선생님들 인터뷰 시도 자체도 어려웠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연락을 하고 미팅을 잡는데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죠. 그래도 이 일은 사례도 없고 검색으로도 해결이 안돼서 결국 무식하게라도 시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들 SNS로도 연락하고, 책을 쓰신 선생님들께는 책에 대해서도 이메일을 보내면서 저희의 취지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들끼리 갖는 모임이나 포럼, 스터디에도 무작정 갔었는데, 자기소개 할 때 약간 무안 해지고 한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그렇게 하다 보니 저희를 소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커뮤니티의 대표격인 선생님들을 알게 되면서 다양한 모임이나 커뮤니티에도 역으로 소개를 받게 되었어요. 그렇게 서서히 신뢰를 쌓고 선생님들도 인정을 해주시다가 선생님 한 분을 심도 있게 인터뷰하기까지는 약 3개월이 걸린 거 같아요.

사관학교에서 배운 대로 일단 나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선생님 한 분 한 분 만나본 뒤 니즈가 분명히 있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저희가 2016년 한 해 동안 포럼에서 다수로 만난 것을 제외하고도 1:1로 백 여분을 만났거든요. 솔직히 사업을 점점 구체화시켜보니 수익성이 없어 보여 접을 까도 생각했지만, 거기서 사회적 가치를 발견했는데 수익성때문에 접을 수는 없었어요. 선생님들 역시 열정이 크시고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원이 부족하고 복잡해서 실제 실행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저희가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문제가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지고 끝내야겠다는 데 저희가 동의를 했죠.

사관학교를 하면서 진정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하니 정말 하고자 하는 곳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6주 기간 동안 코칭을 받으면서 주눅이 들 정도로 강한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혹은 잘 하고 있다고 칭찬을 듣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과정들 속에서 저희가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는 소셜 미션 탐구를 굉장히 오래 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저희의 가치관이 확고 해지지 않았다면 저희는 도중에 배고파서 그만뒀을거에요.

사관학교가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그게 강점이라는 것에 공감을 많이 해요. 저희도 사관학교를 통해 이 분야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지금 생각하면 혼자일 때보다 많이 쉽게, 그 네트워크를 얻었다는 게 사실 저희 창업을 좀 더 쉽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혼자서 무작정 연락을 드리는 것과 누군가의 소개로 인연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상대방이 느끼는 지점이 다르니까요. 저희는 사업 자체에 공익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관학교 6주 기간 중에도 다양한 강연을 참석했고, 내부 강연 중에 진저티프로젝트 서현선 선생님의 특강을 듣고 종종 찾아 뵙기도 했었는데, 그게 인연이 돼서 교육 관계자 분들이 만나는 포럼에 초대를 받았고, 그 때부터 저희 사업이 속도가 날 수 있었어요. 거기서 만난 C-Program을 통해 초기 투자를 받게 되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죠.

작년에는 거의 영업을 하다시피 저희가 전단도 만들고 포럼도 자주 가서 찾아 뵙고 저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가치관과 비전에 대해 장시간 대화도 나눴어요. 그렇게 선생님들이 저희를 이해해주시고 하니 오히려 소개도 많이 해주셔서 그 당시 저희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진정성을 보여드리니 지금은 선생님들께서 먼저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내주시는 거 같아요. 홍보물을 올려도 선생님들이 먼저 댓글도 달고 저희를 지지해주시거든요. 신뢰가 생겼달까, 저희 편이 생긴 거 같아요.

작년만 하더라도 제가 창업을 할 것이란 생각 자체가 놀라웠는데, 창업을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여러 일들이 불과 1년 전 만에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에요.

저희가 작년에 16개 학교, 25명의 선생님, 약 50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했고, 올해 상반기는 30개 목표인데 4월 현재 이미 22개 학교를 모집했어요. 이제는 저희가 이 분야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요,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가고 있어요. 선생님들이 오히려 펀쿨 돈 벌어서 잘 되야 우리도 잘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많이 하시거든요.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들어서 저희가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도록 하는게 저희의 현재 과제에요. 또한 후배들에게도 저희가 좋은 소셜벤처 모델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소셜 벤처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저희가 작게나마 이런 변화의 촉매가 되거나 혹은 어떤 메시지라도 전달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실제로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고 저희를 통해서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 걸 직접 경험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에요.



언더독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