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캠퍼스 박대은

저는 언더독스 사관학교 3기 박대은이구요,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그 때 팀은 여행 관련된 아이템으로 로컬스텝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준비했습니다. 여행 지역의 현지인을 서울에서 먼저 만나 사전에 여행 준비를 잘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이었고요.

사관학교 종료 후에도 사업을 지속하다가 좀 어려운 상황에 오게 되면서 종료했고, 당시 언더독스 김정헌대표가 스타트업 캠퍼스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저한테 여기 면접을 추천했어요. 당시 면접을 보면서 스타트업 캠퍼스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제 생각과 일치하고, 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로컬스탭은 사업 준비부터 실제 사업까지 매우 즐겁게, 실제 고객 니즈도 많이 발견하면서 진행하긴 했는데, 실제 종료를 결정하기까지는 다음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 크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우리 팀이 이 사업을 계속하기에 적합한가, 이 프로젝트에 몇 년 고생하면서 의미를 찾는 인원이 모였는가 인데, 그게 아닌 것 같다는 내부 결론이 났고요. 또 하나는, 이게 가장 크겠지만, 저희 비즈니스 모델에서 수익이 제대로 설계되지 못해서 사업을 끌고 가는 한계가 있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 사업이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와 맞는가에 대해 혼란이 있었던 점이 사업 종료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 이후에 바로 창업을 하기 보다 내가 이런 가치관이 있으니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었고요.
저는 사회적 경제, 사회적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사회문제에 대해 인식 개선이나 문제 해결을 얼마나 깊이 그리고 세분화해서 알아볼 수 있는가에 대해 항상 고민했었는데, 스타트업 캠퍼스와 만나 보니 내가 꼭 창업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 생태계를 보다 비옥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기서 계속 배우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다 보면 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창업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이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희 스타트업 캠퍼스는 운영 본부가 곧 스타트업이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학생도 많고 경기도와 다른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업무도 많은 편이라 업무 강도는 높은 편이지만, 사회적 경제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또 하나의 스타트업 이라는 공통된 가치관으로 일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몰입하고 있습니다.

저희 16주 풀타임 프로그램은 연령층에 제한은 없지만 보통 청년층의 지원이 많습니다. 대학에서나 다른 배움이 나의 업으로 어떻게 연결될 지 모르는 청년층들이 가진 고민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 캠퍼스를 찾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생 뿐 아니라 휴학생들도 많이 있어요. 한 청년이 본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사회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업을 찾는 시간으로 솔직히 16주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휩쓸려가던 흐름에만 몸을 맡겨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던 청년들이 스타트업 캠퍼스에 와서 생각의 환기가 되고 업을 위한 첫걸음을 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갔을 때입니다. 그 때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생겨 공부도 많이 하고 틈틈이 세미나, 포럼에도 참석했었습니다. 그 이후에 비영리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소셜 창업 경진대회에 나갔었는데, 본선에서 깨지고 나서 일을 이렇게 준비할 게 아니라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회 공헌 컨설팅 회사에서도 10개월 정도 근무했죠. 어쨌든 이 과정에서 지금의 미션을 계속 가지고 가야겠다 생각했던 차에 그 회사에 있던 동생이 언더독스 창업자인 김정헌 대표와 같이 일했던 경험이 있다며 저한테 사관학교를 추천해줬어요. 그 당시 사관학교 2기 진행하고 있던 때였어요. 사회 공헌 컨설팅 회사에서의 경험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컨설팅업 성격 상 현장 업무보다 보고서 업무가 많았던 터라 이 타이밍에 언더독스 사관학교를 알게 되어 현장에 대해 더 알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바로 지원하고 3기를 도전했습니다.
사관학교는 고민하고 몰입하면서 사업을 한 사이클을 돌게 하는데, 그 경험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언제든지 다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는 것, 사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깨 준 것이 정말 컸어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사람인데요. 저희 동기를 만났다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저희 전과 후의 사관학교 출신들이 커뮤니티로 모인다는 것은 매우 큰 자산이 된다고 생각해요. 실제 창업가들이 만나는 일이고 각자가 하는 일에 대해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요. 심지어 구인 구직도 하고 있어요. 언더독스 알룸나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다는 것 만으로도 서로 끈끈한 애정이 생기고 돕고 싶은 마음 또한 커요. 같은 세계를 함께 가는 동반자들 같은 거죠. 가치관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무시 못하는 일 같아요. 지금 7기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든 졸업생들이 10년 뒤, 20년 뒤에 이 생태계에서 얼마나 파워풀한 조직이 될 것인가 상상하곤 합니다. 언더독스 사관학교에서는 팀빌딩이 교육 중에도 매우 이슈이긴 하지만, 이 사람들이 커뮤니티로서 졸업 하고 나서도 매우 유연하게 팀빌딩이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 캠퍼스에서도 제가 언더독스 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점 만으로도 저에 대해 많이 신뢰해주시고 스타트업 캠퍼스의 업무를 잘 해내 줄 것이라고 생각해 주신 것 같아요. 그만큼 이쪽 분야에서 언더독스 사관학교는 신뢰가 쌓여있다고 볼 수 있어요.

언더독스 사관학교와 스타트업 캠퍼스의 프로그램은 경쟁 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언더독스 사관학교가 6주라는 기간 동안 정말 컴팩트하게 팀을 빌딩하고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하는 사이클을 경험해보는 일, 나아가 사업계획서까지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되어 있다면, 스타트업 캠퍼스는 공통역량 교육이라고 해서 창업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나아갈 바에 대해 고민하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따지고 보면 경쟁이라기 보다는 이 생태계에서 더욱 많아져야 하는 교육 프로그램들 중 하나고,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보다 사회적 경제에 대해 한걸음 앞서 있는 나라의 정책이나 시스템을 배워보고 실제로 경험해보고 싶어요. 이를 통해 제가 한국 사회적 경제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있고요. 한국 사회의 소셜 벤처를 운영하시는 분들을 보면, 돈을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없어요. 다들 명확한 미션이 있으시더라고요. 그 분들을 돕는 역할에서 제 힘이 닿을 곳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돈도 열심히 모으고 있습니다.

사관학교에 지원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내가 어떤 이유로 창업을 하고자 하는가 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다시 사관학교에 지원한다면 저는 1-2주 정도 시간을 가지고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 같아요. 그때 그때 던지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제가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을 내린다면 아무리 장기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더라도 중심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꼭 이유를 찾고 그 준비를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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