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동구밭 김성규

저는 지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텃밭을 가꾸는 동구밭이라는 사회적 기업에서 매니저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텃밭 프로그램 준비를 하고 주말에는 프로그램을 같이 참가하고요. 제가 전공이 디자인이다보니 동구밭에서 디자인 업무도 하고, 사실 스타트업이니까 많은 일을 함께 합니다.
제가 다른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어서 동구밭과는 오전 근무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농업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소개하는 매거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본에 있는 매거진을 일부 벤치마킹 하고 있습니다. 사관학교 6기 분들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계신다고 해서 따로 미팅을 갖기로 했고요. (매거진 이름은 ‘고리’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언더독스 사관학교 오기 전에는 화장품 회사 홈쇼핑 파트에서 영업직을 1년 정도 했고 그 이후에 프리랜서를 약 1-2년 했습니다. 일은 재미있었던 편이였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듯이, 조직에 대한 불합리한 부분들을 스스로 느끼면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프리랜서 기간에는 잠시 외국 아카데미에서 디자인 업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언더독스 사관학교는 SNS를 통해 알게 됐어요. 저는 관심있는 분야 SNS 채널을 구독하는데, 이 전에 언더독스가 정부사업의 일환으로 2박3일 워크샵을 진행했을 때 제가 그걸 듣고 페이스북 팔로우를 한 상태였거든요. 그 페이스북에서 언더독스가 소셜 업계에서 비즈니스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메시지 전달을 매우 잘 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 메시지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고요.

사실 사관학교 6주라고 하면 짧은 시간일 수 있지만 저는 그 안에서 생각보다 많은 고객을 만났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동구밭에서 일할 때나 매거진을 준비하면서 고객 조사 할 때도 느끼지만, 사실 누구를 만나서 답을 받는다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그래도 사관학교 기간에는 시장조사와 고객조사를 매우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영감도 많이 얻었어요. 오히려 회사 다닐 때는 이런 일을 해볼 기회가 없자나요.

사관학교가 끝나고 사관학교에서 준비했던 사업을 3개월 가량 더 운영했어요. 다만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는게 쉽지 않았죠. 사업을 운영해보니 저희가 생각하고 발견했다 생각했던 니즈와 다른 실제 타겟 고객의 니즈가 나타나더라고요. 확실히 사업을 준비하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은 매우 다르다는 걸 알았죠. 그러다 보니 사업을 종료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 후에는 스타트업 캠퍼스도 갔었고 임팩트 베이스 캠프에도 가봤어요. 그 안에서 또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았죠. 그런 네트워크에서 연이 되어 지금 동구밭에 들어가게 됐죠. 영리기업이 제 사회생활의 시작이지만, 이제는 영리기업 쪽으로는 마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제가 디자인 전공자다 보니까 경영학과 졸업생들과는 달리 취업이 안되더라도 제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은 되거든요. 그러다보니 조금 더 제가 하고자 하는 분야의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큰 것 같아요. 영리쪽 디자인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면 그저 시키는 일을 하는 오퍼레이터에 가까워요. 지금 이 매거진 프로젝트는 제가 기획부터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 일을 보다 즐겁게 할 수 있죠.

이 분야에 오면서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지금 하는 매거진 프로젝트를 가장 많이 도와주는 친구도 사관학교에서 만난 친구에요. 아버지가 농사일을 하시는데 그 분을 통해서 관련 업계의 많은 분들을 소개시켜줬어요. 그 외에도 사관학교에서 만난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죠. 오늘 아까 서두에 얘기했던 사관학교 6기 분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 역시 사관학교가 만들어준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도움을 드리게 되는거죠.

매거진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만나면서 점점 이 사업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더라고요. 이 분들이 이쪽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가 보이거든요. 이 프로젝트는 총 6명이 하고 있는데, 각자 다른 일을 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가 바로 수익을 창출하는 업은 아니라 캠페인 형식이다보니 밖에서 별도로 돈을 벌고 있어요. 그래도 사관학교에서 사업을 한번 해봐서 일을 병행한다고 사업 준비에 막힘이 있거나 하진 않아요. 프로세스가 명확하니까요.

매거진은 제 일의 시발점이라 생각하고요. 궁극적으로는 여러가지 계기를 만들어 농민과 소비자가 만나게끔 하고 싶어요. 만나다 보면 계속 정보가 공유되고 쌓이니까 이 부분에서 양쪽이 얻는 것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양쪽이 지속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걸 가능하게 하려고 생각중이에요.

사관학교 처음에 하는 친구들 보면 일단 뭐라도 해보고 그 다음에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도 그 때는 마찬가지였지만, 무조건 본인이 하고 싶은 것 많이 생각해보고 그 아이디어를 꼭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정말 후회할 생각이거든요. 저는 그 때도 농업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실제로 진행은 못했고요. 그래서 사관학교 이후에 새로 다 시작하는 거라 아무래도 안타깝죠. 지금은 저도 매거진을 계기로 농민들을 계속 만나보고 향후에 이쪽 사업을 진행해볼 생각이 있어요. 물론 농민분들도 이런 저런 연락 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대체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시긴 해요. 저 역시도 이 분들과 인터뷰해보고 졔속 지켜보다보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 부분은 제가 잘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더독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