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놀이 선생님 매칭 플랫폼 ‘놀담’, 독박육아 대안으로

서울에 사는 워킹맘 A 씨는 요즘 마음이 편하다. 이제까지 5세 딸아이의 어린이집 종일반 하원 시간과 퇴근 시간이 맞지 않아 매번 눈치를 보며 일찍 나오거나 아이를 기다리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놀이 선생님이 아이를 마중해주고 퇴근 시간까지 1~2시간 정도 더 아이와 놀아준다. 아이는 기다리거나 외롭지 않아 좋고, A씨는 여유 있게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어 좋다.

전업주부 B 씨도 출산 후 처음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하루 종일 가사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하원 시간이라 제대로 외출도 하기 어려웠고, 체력적으로 지쳐 엄마랑 놀기 원하는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게 되는 일도 있었다. 놀이선생님이 와서 아이와 놀아주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가사 일을 정리하고 근처에서 커피 한 잔, 영화 한 편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부모들에게는 삶의 여유를, 아이에게는 좋은 놀이 상대를 만들어준 곳은 바로 놀이 시터 매칭 플랫폼 ‘놀담’이다. 소셜벤처 인큐베이팅 언더독스 창업 사관학교를 수료하고, 연세대학교 창업지원단의 2016년 창업팀, 사회적기업진흥원 2016 사회적 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놀담의 문미성 대표는 13살 어린 동생과 함께 성장하면서 동생의 친구들과 함께 놀아주던 동네의 큰 언니였다.

문 대표는 “95%의 미취학 아동과 초등 저학년이 탁아의 대안이 없어 학원에 맡겨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탁아의 대안이 없고 국가 복지 정책도 미비한 상황 속에서 독박육아에 내몰리는 주부들, 삶의 질이 떨어지는 부부들, 놀이의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을 보고 놀담의 방문놀이 서비스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 받아 아이의 이름과 기본 정보, 자주 가는 병원과 비상 연락망 등을 입력하면 지역을 기반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선생님을 연결해준다.

선생님은 체육교육학과 등 관련 전공의 대학교 학생들로 서면심사와 면접을 거쳐 선발된다. 이후 기본 교육 과정인 ‘씨앗교육’을 수료해야 선생님으로 활동한다. 활동 경력이 쌓인 놀이선생님을 위한 고급 과정 교육인 ‘새싹교육’도 제공한다.

놀이 선생님들은 단순히 혼자 노는 아이를 지켜보는 관리자의 개념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노는’ 주체다. 아이의 삶 자체가 놀이이고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는 사실과 그 중요성을 알고 있고, 무엇보다 진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이와 함께 보다 다채로운 놀이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

주입식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원 보다 재미와 즐거움, 자발성, 주도성이 보장되는 ‘진짜 놀이’가 아이들의 정서, 사회성, 인지 능력, 자존감, 창의성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문 대표는 “획일화된 사교육 시장 안에서 아이의 주도성에 초점을 맞춘 유연한 놀이 서비스는 분명한 차별점과 경쟁력이 있다”면서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뉴얼과 컨텐츠를 향상시켜 놀이의 가치로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놀담 앱은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동아닷컴 교육섹션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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