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름은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 중 하나다. 나고 자란 충청지역에서 창업의 뜻을 펼쳐보고자 만든 2개의 창업 아이템이 잘 되지 않아 마음이 괴로운 상태였다. 창업의 청사진을 그리고 앞만 보고 달렸던 터라, 시간과 노력은 물론 많은 자금까지 들였던 상황이었고 아직까지도 그때의 감정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힘든 것보다 더 싫었던 것은 포기하는 것이었다. 간절한 마음에 무작정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고, 다행히 창업 매니저님을 만날 수 있었다. 그때 만난 매니저님께 나의 상황을 설명하며 절대 창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애끓는 나의 모습에 매니저님은 개인시간까지 내어가며 여러 번 아이템 개발과 사업계획서 작성 과정을 같이 봐주셨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기에 기회가 온 것인지, 기술 혁신형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큰 성과도 낼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한번 창업에 도전했고, 지금의 나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3번째 창업을 진행하며, 지역에 정말 도움이 되는 창업가 육성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직접 창업하며 겪었던 어려움, 그리고 돌파구를 찾아냈던 방법과 과정들. 필히 이 길을 걷게 될 예비 또는 초기 창업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충청 지역에서 창업가 육성을 돕는 ‘디지플래닛’이다.
디지플래닛을 통해 지역의 예비 창업가들을 모으고, 창업교육을 무료로 진행했다. 실전에 필요한 코칭과 창업가들의 커뮤니티 구축도 했다. 디지플래닛의 노력과 열정을 알아봐주시는 다양한 지역 창업기관과 함께 창업교육을 여전히 열심히 펼쳐가고 있다.
많은 분들이 디지플래닛은 창업교육이 끝나도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왜 계속 무료로 도와주는지 그 이유를 궁금해한다. 그럴 때마다 첫번째는 지역의 후배 창업가가 잘 성장해 디지플래닛의 좋은 사례가 되어주시기를 바라는 소망 때문이며, 두번째는 새로운 후배 창업가를 육성하는 도움을 환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제는 어느덧 직접 교육하고 코칭했던 창업가들이 충청지역의 창업코치로 활동하는 결실도 맺기 시작했다. 디지플래닛과의 약속을 직접 실행에 옮기는, 이제는 어엿한 대표님이 된 창업가들을 바라볼 때의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어딘가 애타는 희망을 품고 있을 후배 창업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전국으로 활동을 넓혀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언더독스와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을 누비기도 했다.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 예비 창업가들이 해당 지역에서 찾아갈 수 있는 선배 창업가의 존재를 위해, 해당 지역에서 선배 창업가로 활동하실 뜻 있는 분들에게 ‘창업 교육’과 ‘창업 코칭 스킬’을 교육하는 것이 주 역할이었다. 충청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경기 수도권과 강원지역, 전라도 지역까지 돌며, 총 30명의 선배 창업가들이 그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했다.
지역 창업가들의 활성화로 커뮤니티가 중요하게 꼽히고는 한다. 하지만 그 전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작은 변화’다. 사실 창업가 육성을 통해 그 창업가가 어느 단계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는 창업가 본인도 모른다. 중간에 창업을 자의 또는 타의로 얼마든지 중단하게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면 또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100명의 창업가 중 단 1명 만이라도 본인의 뜻을 이루고, 후배 창업가에게 빛이 되어준다면 나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깊은 어둠 속에도, 아주 작은 빛이 하나 들어서는 순간 변화는 시작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글‧안동국 충청도 소재 디지플래닛 대표.
안녕하세요. 충청도에서 지역 창업 생태계의 성장을 꿈꾸며 창업교육 및 창업코칭을 진행하는 디지플래닛의 대표 안동국입니다. 현재 언더독스 파트너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 예비 초기 창업가와 만나 제가 몸으로 부딪혀 배운 창업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활동 중입니다. 경험의 순환을 통해, 창업가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아갑니다.
※ 로컬게임체인저는 스타트업레시피와 언더독스가 공동 진행하는 로컬기자단이다. 다양한 지역 창업 생태계의 목소리를 담아 소개한다.
로컬게임체인저
원문보기 https://startuprecipe.co.kr/archives/5685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