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창업시대, 지역 청년 키우는 로컬 창업 전략을 모색하다

국가 창업 시대를 맞아 지역 주도 성장을 견인할 로컬 창업 전략과 청년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유디임팩트와 한국사회가치평가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가창업시대, 로컬 창업가가 이끈다’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더버터와 함께만드는세상이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정책 담당자, 로컬 창업 분야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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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임팩트와 한국사회가치평가가 공동 주최한 ‘국가창업시대, 로컬 창업가가 이끈다’ 토론회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사진 유디임팩트]

이번 토론회는 창업을 국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정책 흐름 속에서 지역 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실행 전략을 점검하고, 지역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창업·혁신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시원 더버터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지역 불균형과 인구감소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시행착오 끝에 로컬 창업과 지역 청년 인재 지원이 해법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며 “국가창업시대와 지역 주도 성장 기조가 맞물리며 창업이 실제로 일어나는 공간으로서 지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에서는 정책과 현장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지역 인재를 키울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도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들

첫 번째 세션 주제는 ‘지방시대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의 역할과 가치 평가 체계의 전환’이었다.

연사들은 지역 인재를 키우는 정책 전략, 로컬 창업의 성과를 제대로 측정·보상하기 위한 평가 체계에 대해 큰 틀을 제시했다.

유한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은 ‘혁신 인재 양성을 통한 지방 주도 성장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유 위원은 한국은 여전히 ‘수도권 공화국’이라고 규정하면서 그 결과 지역에서 인재가 빠져나가고, 기업도 기피해 세수가 감소하고 인프라와 서비스가 붕괴되는 구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가장 큰 문제는 지역 내에서 성장의 엔진과 잠재력을 설계할 역량이 부족한 것”이라며 “이 같은 역량의 핵심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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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이 ‘혁신 인재 양성을 통한 지방 주도 성장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유디임팩트]

유 위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역 인재 양성 생태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국립대 중심으로 R&D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산업과 밀접한 창업을 강화한다.

또 ‘국가창업시대’ 기조에 따라 테크·로컬 창업 활성화 정책을 펼친다.

2030년까지 창업 인재 5000명을 발굴하고, 글로벌 허브 도시 10곳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유 위원은 “지역의 혁신 창업가 양성을 위해서는 이들을 키우는 중간지원조직과 금융 전문가, 공공 기획 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준영 가톨릭대 교수는 ‘로컬 창업의 성과는 무엇으로 이해돼야 하는가’를 주제로 로컬 창업 생태계 구축 전략을 진화론 원리에 비유해 설명했다.

라 교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이 지역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변이) ▶︎상품·자본시장에서 민간의 선택 기능이 작동하며(선택) ▶︎성공 모델이 각 지역 특성에 맞게 확산되고(복제) ▶︎창업가·중간지원조직·금융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경쟁과 협력을 통해 함께 진화하는 구조(공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개별 기업을 직접 선별해 지원하기보다 인내자본·혼합금융 등으로 민간 자본 유입을 촉진하고, 공공조달·위탁 등에서 임팩트 성과 기반 평가와 보상 체계를 마련해 로컬 기업이 성장할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업비 중심 지원을 넘어 사람과 조직(운영비·간접비 포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지역 금융기관의 역할 전환과 중간지원조직의 역량 강화를 통해 생태계의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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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준영 가톨릭대 교수가 ‘로컬 창업의 성과는 무엇으로 이해돼야 하는가’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 유디임팩트]

김기룡 한국사회가치평가 대표는 ‘로컬 창업 임팩트 측정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측정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혁신을 촉진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임팩트 측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표 목록’을 만드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지역의 사회문제 해결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측정 과정에서 비즈니스를 통해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지 다시 정의하게 해야 한다”면서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한 사업이 평가절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측정을 통해 조직이 실제로 풀고 있는 문제를 구체화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 지원이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례로 본 로컬 창업의 해법

두 번째 세션에서는 ‘지역 자생력 강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로컬 창업가 육성 전략’을 주제로 다양한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송아영 유디임팩트 지역창업 리더는 ‘연대와 관계를 만드는 지역 창업’을 주제로 유디임팩트의 육성 사례와 성과를 공유했다.

유디임팩트의 로컬 창업가 육성 유형은 크게 6가지다.

▶︎대학 협업 모델 ▶︎지역 정부의 주요 사업 연계 모델 ▶︎민간 자본과 결합한 지역 정주형 창업가 양성 모델 ▶︎주요 도시 청년의 지역 매칭·파견 모델 ▶︎인구소멸 위기 지역의 인재 육성 모델 ▶︎지역 소상공인 창업 지원 모델 등이다.

송 리더는 “전통적인 창업은 개별 기업의 생존과 매출 성장에 집중했다면, 로컬 창업은 연대와 협력이 비즈니스의 기반이자 핵심 동력이 돼야 한다”면서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간 생태계를 만드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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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창업시대, 로컬 창업가가 이끈다’ 토론회 참가자들. [사진 유디임팩트]

강원도 평창에서 17년간 복합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를 운영한 이선철 대표는 ‘지역창업가들은 지속가능한 모델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작은 폐교를 리모델링한 이 공간에서 축제와 공연, 전시, 주민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재생을 위한 요소로 ‘문화’와 ‘예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로컬 창업은 기술이나 자본만으로는 쉽지 않다”면서 “지역의 전통 같은 고유성에서 창업의 소스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적인 요소가 창업의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면서 “문화를 라이프스타일에 적용할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진주 함께만드는세상 청년육성지원센터장은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혁신 인재의 조건’에 대해 다루면서 “청년이 도전할 ‘안전한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천 사례로는 삼성생명, 사회연대은행과 함께만드는세상이2021년부터 운영해온 ‘바이로컬 청년희망터’ 사업을 소개했다.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만 39세 이하 청년이 대표인 공익단체를 발굴,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전국 66개 지역에서 101개 단체를 발굴했다.

지원을 받은 청년들은 다시 ‘알럼나이’로 참여해 네트워크를 이어간다.

또 하나의 사업 특징은 사업비의 50%를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 센터장은 “다른 지원 사업에서는 보기 어려운 구조”라며 “최소한의 인건비를 보장해 청년은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단체는 안정적으로 인력을 확보하게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려면, 단순 복지 지원이 아니라 이들이 지역에서도 충분히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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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희 뉴키즈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토론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유디임팩트]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는 한완희 뉴키즈인베스트먼트 대표, 김기석 아가비타 대표, 이영석 청그라미 대표가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발표했다.

한완희 뉴키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근에는 지역의 ‘앵커 조직’을 찾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로컬 브랜드를 만드는 개인 플레이어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중심이 되는 인물과 조직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앵커조직을 키우고 연대하다보면 더 많은 창업가가 발굴되고, 지역의 자본과 인재가 꾸준히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석 아가비타 대표는 AI 기반의 스마트양식 솔루션으로 양식장 운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분석하는 모델을 소개하면서, 지역 수산업 분야에 디지털 전환 수요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는 여전히 비효율적인 공정과 관행이 많다”면서 “창업가들에게는 시장이 열려있고 사업 기회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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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기룡 한국사회가치평가 대표, 라준영 가톨릭대학교 교수, 유한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김시원 더버터 대표, 이선철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송아영 유디임팩트 지역창업 리더, 금진주 함께만드는세상 청년육성지원센터장, 김기석 아가비타 대표, 한완희 뉴키즈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영석 청그라미 대표. [사진 유디임팩트]

이영석 청그라미 대표는 충남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과 공간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권 변화에 따라 정책이 흔들리고 중간지원조직 육성 정책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컬 플레이어가 주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인만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디임팩트는 발표와 토론 내용을 요약한 ‘이슈 브리핑’ 자료집과 현장 영상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유관기관에 확산해 로컬 창업 정책의 실질적 개선과 현장 실행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