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김정헌 언더독스 대표 “사람들과 같은 목표 공유하며 도전해라”
20대 후반의 청년과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작은 기업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저렴한 가격에 청년들이 모여살 수 있는 특색 있는 테마 셰어하우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여 여론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저소득층 난청인을 위한 실용적인 보청기를 제작하는 등 ‘보다 나은 공동체’를 꾸준히 고민해온 젊은 사회적기업가가 ‘2030’ 청년들에게 조언을 전했다.
‘만나고, 이야기하고, 고민하고, 도전하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아카데미’ 2015학년도 1학기 일곱 번째 강연이 21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 21일 열린 올해 1학기 일곱 번째 ‘JDC 대학생아카데미’ 강연에서 김정헌 언더독스(Underdogs) 대표가 청년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헌 언더독스(Underdogs) 대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청기를 판매하는 딜라이트,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주는 우주, 다양한 사회문제를 지속가능하게 해결하도록 고민하는 언더독스 등의 기업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그를 본격적으로 알린 딜라이트 회사를 만들었던 2009년을 먼저 설명했다.
당시 국내 보청기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 양 쪽 합해 240만원 수준이었지만, 원가로는 20만원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을 접한 김 대표는 “실제 보청기가 필요한 사람들이 높은 금액으로 인해 보청기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는 문제가 일어났다”며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탄생한 딜라이트는 난청인들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34만원)과 동일한 판매 가격을 책정하고, 점차 기능을 향상시켜가면서 현재는 연매출 50억의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 21일 열린 올해 1학기 일곱 번째 ‘JDC 대학생아카데미’ 강연에서 김정헌 언더독스(Underdogs) 대표가 청년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입소문을 타고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던 딜라이트를 박차고 나온 김 대표는 대학생 인턴 10명과 함께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했다.
환경, 의료, 여성, 인권 등 이 시대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 속에서 뽑아낸 아이디어 50개 중에 최종 선택된 것이 셰어하우스 사업 ‘우주’(WOOZOO)다.
우리나라 주택난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대학생에게도 거주비용은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다.
김 대표는 “단순한 주거문제 해결은 너무 따분했다”며 “관심을 공유하는 청년들이 함께 모이면 더 재미있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테마형 셰어하우스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이디어를 공유한 대학생들과 공동 창업자가 돼서 무작정 집 하나를 리모델링해 시작한 우주 사업은 점차 호응을 얻게 되면서 현재 서울에 18개로 늘어났다.
김 대표는 “대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학교나 국가에서나 장학금을 주지만, 열심히 한다고 ‘주거장학금’은 주지 않는다. 결국 집문제는 학생들의 잘못이 아닌 사회적인 잘못이라는 판단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동기를 밝혔다.
특히 “서울 대학촌에 보면 정말 발만 뻗을 수 있는 작은 집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 이상을 받는다. 지금 국가는 세세하게 챙겨주지 못하는 상태고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나 일반 기업은 저렴하게 공급할 마음이 없으니 결국 우리(사회적기업)가 뛰어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 21일 열린 올해 1학기 일곱 번째 ‘JDC 대학생아카데미’ 강연에서 김정헌 언더독스(Underdogs) 대표가 청년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우주의 매력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청년들의 모임이라는 성격에서 나온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 사회초년생을 위한 집, 미술가를 위한 집,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 요리나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 등 18개 ‘우주’ 모두는 각각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함께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살아있는 공간이 우주가 꿈꾸는 목표인 셈이다.
김 대표는 “만약 부동산 전문가들과 함께 창업했다면 규모도 커지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내가 도우려는 대상(청년)들이 함께하며 창업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그가 본격적으로 알린 셰어하우스는 LH를 비롯한 150개 기업 및 단체가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사회적 문제를 알리고 함께 해결하는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한 셈이다.
김 대표는 멈추지 않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우주를 나와서 보다 높은 곳에서 사회문제를 찾아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일종의 ‘싱크탱크’ 기업을 만든다. 언더독스가 바로 그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과 똑같은 20대를 공유한 제주지역 대학생들에게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라”고 말했다.
굳이 사회적기업이나 창업이 아니더라도 관심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는 꿈을 실현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것에 자극을 받아서 여러분은 다른 영역을 찾고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동아리 활동 하나를 활동하더라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더 뜻 깊게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많은 강사들이 이곳에 와서 ‘대학생 여러분들이 정말 부럽다’고 말할 것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여러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특히 “완벽하게 준비해서 도전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최대한 빨리 실천하는 것이다. 진행하면서 피드백을 통해 자연스럽게 변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런 과정 속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하던 길이 여러분에게 다가온다”며 힘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