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레시피] 언더독스가 지역 창업 첨병 직접 키우려는 이유


언더독스 조상래 대표

언더독(underdog)은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약자를 위한 응원. 어원 얘기를 하자는 건 물론 아니다. 작은 국가 규모를 뛰어넘는 빅테크 기업이나 국경을 초월한 초거대 플랫폼에 둘러싸인 빅브라더 시대에 이보다 더 멋진 스타트업을 위한 말이 있을까.

이 멋들어진 말을 잡아챈 곳은 2015년 설립된 언더독스다. 혁신창업가 의지와 노력을 세상에 연결하는 아시아 최고 실전 창업 플랫폼을 표방하면서 말이다. 언더독스는 지금까지 기업과 지자체, 공공기관 등 파트너 150곳과 손잡고 40개 도시를 밑천 삼아 창업가 1만여 명을 자체 개발한 혁신 창업 콘텐츠를 거름으로 혁신창업가로 성장시켜왔다. 그간 진행한 창업 교육 프로그램 수만 해도 137개, 창업 교육 수료생 약 1만 여 명, 육성 사업 선정 82개팀과 투자 유치팀 11개를 배출했다.

언더독스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창업가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여왔다. 19개국 25개 도시에서 55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파트너 코치 20여 명도 보유하고 있다. 모기업인 뉴블랙과도 긴밀하게 보조를 취한다. 뉴블랙은 컴퍼니빌더로 언더독스 프로그램를 마친 창업팀이 투자와 혁신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 새 파트너빌딩 프로그램 새로운 지역 변화 꿈꾼다”=이런 언더독스가 최근 언더독스 파트너 빌딩 프로그램 udpb(underdogs partner building)를 시작했다. 왜 시작했을까. 조상래 대표는 “언더독스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 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언더독스는 설립 이후에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창업을 꿈꾸는 개인이나 팀을 교육하고 지원해왔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피드백이 쌓여왔는데 가장 많이 언급되던 건 언더독스 교육 프로그램 운영 방식과 코칭 방법론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조 대표는 창업팀 뿐 아니라 생태계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지원 주체 역량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도 이런 피드백이 많이 거론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언더독스는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 다양한 지역에서 요청이나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이에 비해 지역별 이해도나 네트워크가 부족해 쏟아지는 제안을 승낙하지 못했던 게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언더독스가 지금까지 쌓아온 교육과 코칭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지역에 기반을 둔 개인이나 팀과 공유하면서 더 많은 창업가가 언더독스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자는 게 바로 udpb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이런 이유로 언더독스가 udpb로 얻으려는 건 명확하다. 아직까지 사회 혁신 스타트업을 위한 교육이나 인프라는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조 대표는 “더 많은 창업팀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야 한다”고 믿는다.

“이번 파트너 선발을 통해서 사회 혁신 창업 교육 임팩트를 더 넓은 지역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언더독스는 자사와 함께 할 언더독스 크루(ud.crew)를 찾고 있다. 조 대표는 전국에 1,000개 사회혁신 스타트업이 여기에 함께 해준다면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언더독스가 지역으로 눈길을 돌린 건 수도권 지역 외에도 자사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창업가가 많다는 게 한몫 한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 2020년 지역별 창업기업 현황을 보면 지난해 창업기업 150만 개 남짓 중에서 경기 29%, 서울 21% 편중은 여전하지만 나머지 50%는 지역이다. 70만 개 넘는 스타트업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물론 유튜브나 온라인에 콘텐츠가 쏟아지는 비대면 시대지만 조 대표는 코치가 옆에서 진행하는 강의와 코칭에 대한 창업가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혁신창업가가 만드는 변화를 바로 옆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래요. 지역 주민을 위한 사진관이 하나 생겼을 때 생기는 작은 변화가 쌓여 결국에는 큰 변화를 보는 짜릿함이랄까.” 수도권과 달리 비어있는 공간 하나가 채워졌을 때 보이는 변화는 혁신창업가 발굴과 육성이라는 미션을 가진 입장에선 짜릿한 탄산수인 모양이다.

◇ 지역 창업 첨병 언더독스 크루’ 키운다=지역 창업 첨병이 될 언더독스 크루는 프로와 코치 2개 분야로 나뉜다. 프로는 언더독스 사회 혁신 창업 프로젝트 기획과 운영을 통해 창업 육성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 관리 총괄을 맡는다. 코치는 언더독스 사회혁신 창업 방법론을 기반으로 창업 강의나 워크숍, 코칭 기획을 맡는다.

언더독스 크루는 어떤 조건으로 뽑을까. 조 대표는 창업 경험이 있거나 이해가 있는 사람을 찾겠다고 말한다. “창업가 육성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있는 분이면 좋고 현직 창업가도 좋아요. 지역에서 같이 협업할 창업가를 육성하고 싶은 현직 창업가라면 대환영이죠.”

프로와 코치는 실제 창업 교육이나 프로젝트에서 주어지는 역할이 다르다. 역할을 수행하려면 필요한 핵심 역량이나 기술 등 다른 교육 내용을 수료한다. 프로는 프로젝트 기획이나 관리, 운영 등 실무 중심 교육을 받고 향후 관련 분야 정보 제공을 위한 정기 네트워킹 모임을 갖는다. 이에 비해 코치는 언더독스 코치 기본 역할과 특징, 핵심 역량, 기술 관련 내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후에는 언더독스 창업방법론을 학습하고 직접 강의도 시연해 내부 코치 피드백을 받는다. 물론 코치 역시 정기 모임을 열어 창업 분야 동향을 파악하고 코칭 역량을 꾸준히 관리 받게 된다.

당연히 프로에서 코치가 되거나 교차도 가능하다. 프로와 코치 역량을 모두 갖고 있다면 크루 혼자서 지역에서 언더독스 혁신 창업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 프로젝트를 언더독스와 함께 기획하고 코칭을 통해 지역 창업가를 육성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언더독스 크루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1년간 크루로 합류하게 된다. 프로그램을 수료한 크루는 언더독스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제작과 기획 참여, 전국 교육 운영 파트너와 코치 참여 기회를 얻게 되며 언더독스 오리지널 콘텐츠와 교구 제공이나 지원도 받게 된다. 어떤 프로젝트에 얼마나 참여하게 될지는 크루마다 다를 수 있지만 한 크루 코치는 함께 하노이에서 현지 창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귀띔이다.

◇ “단순 프로그램 참여 이상 경험 얻게 될 것”=조 대표는 또 단순 프로그램 참여 여부를 떠나 혁신 창업 콘텐츠를 통해 “본인이 갖고 있는 창업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프로 참여자는 창업가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법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간 커뮤니케이션 역량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조 대표가 “언더독스와 함께 하지 않더라도 크루 참여 경험을 통해 확보하게 될 프로젝트 기획이나 관리 실무 역량이나 경험은 앞으로 어떤 협업을 하더라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언더독스는 크루를 연간 2회 정기 모집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10월 25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온라인 지원을 받고 있다.

조 대표는 내년에는 크루 코치, 프로와 함께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더 많은 창업가와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창업가 육성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언더독스 콘텐츠 확장을 위해 크루를 위한 파트너 프로그램 외에 자체 교육 플랫폼인 스타트유어스 확장, 자체 데모데이 같은 자체 프로그램도 확대할 생각입니다.”

♦ 기사원문보기 : https://startuprecipe.co.kr/archives/5676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