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방 소멸 지수는 보통 1.5 이상이면 소멸 위험이 매우 낮은 저위험 지역이지만 0.2 미만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현재 필자가 머무르고 있는 영덕은 지방 소멸 지수가 0.18로,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영덕군 인구는 1990년 6만 6,000명이었으나 올해 4월말 기준으로는 3만 5,000명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2017년부터 연간 500명 이상이 줄 정도로 자연적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덕군은 지역 내 출산율 증진을 위한 노력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 인구 목표를 정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대신 현실적으로 가능한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가고 있다. 바로 ‘관계인구’다. 관계인구란 외부 인구가 영덕을 오가며 인구 유입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영덕군은 영덕을 오가고 머무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로컬 창업은 이런 관계인구를 만드는데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간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젝트이자 청년이 새로운 로컬 비즈니스를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하는 ‘2022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이 이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빈 상점이 곳곳에 있는 영덕군 영해면 만세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영덕에서 오래 거주한 시민 모습을 기록하는 영덕인물실록 전시, 만세시장 상인을 기록하는 만세사진관, 시장에서 펼쳐지는 서커스 퍼레이드나 공연 예술, 벽화와 다양한 포토존 그리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시제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반짝상점’까지. 영덕 만세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언더독스와 함께 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로컬 창업캠프 in 영덕’이라는 로컬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당 창업 캠프를 통해 영덕이 가진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 아이템으로 발전시켜가는 창업가 12명과 함께 하고 있다. 필자로 새로운 영덕의 모습을 발견 중이다. 오직 ‘영덕 = 대게’로만 알고 있었다. 그저 바다가 있으니 겨울이면 대게가 많이 잡히는 어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발견한 영덕은 대게거리로 알려진 강구항을 제외한 내륙에서는 농사가 한창인 곳이다. 해풍을 맞은 시금치가 자라고 전국 1위 송이버섯 생산량을 자랑하며 복숭아와 사과가 많이 나는 그런 곳이다. 창업캠프에 참여한 창업자 중에는 영덕으로 귀농헤 딸기농장을 시작한 분도 있고, 농촌에서 새로 터를 잡은 청년 커플도 있으며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영덕 해안의 파도가 좋아 자리잡고 서핑샵을 연 서퍼 창업자도 있다. 특히 영덕에 오래 살아온 지역민도 몰라본 영덕의 파도! 서핑으로 이미 유명한 양양과 달리 서핑샵이 거의 없지만 파도만큼은 초보 서퍼가 안정적으로 배우기에 좋은 파도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런 창업팀과 함께 12월 말에는 영덕 영해면 만세시장에서 개최되는 ‘예술로 만세’ 행사에서 ‘반짝상점’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열게 된다. 창업 아이템 시제품이 로컬과 처음 만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물론 한계도 있다. 영덕을 지키며 오래 장사한 상인은 외지인이 와서 무슨 일을 벌이는 것인지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또 경쟁 상대로 보는 분도 있을 것이다. 딱 4일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일 뿐이지만 반짝상점에 참여하는 창업팀 아이템에 음식과 음료 종류가 많다 보니, 시장 내 다른 음식점과 상인회 사이에서 양해를 구하는 복잡한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난관은 네트워킹을 통해서 하나하나 극복 중에 있다. 공감대와 정보를 함께 나누다 보면 잘 안되던 일도 되게 할 수 있는 힘을 얻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입인구가 거의 없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도와 접근을 노력으로 보고 시장과 지역을 살리기 위해 함께하는 분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소도시가 많고, ‘로컬’의 중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지역 자원을 외부인의 남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발견하고 지역민과 함께 어우러져 노력하는 것. 지역민이 외지에서 온 청년들을 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지역 소멸을 위해 창업가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활기를 만들어 나가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이 곳은 열심이다. 사례가 쌓이고 관계인구가 늘어나다 보면 소멸 위기 속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글‧김소희 / 폴톰 공동대표 현재는 제로웨이스트 이커머스 브랜드를 창업하여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으며 이전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로,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로 다년간 일해왔습니다. 언더독스 파트너코치와 PM으로 활동해왔으며, 현재는 영덕에서 로컬창업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로컬게임체인저는 스타트업레시피와 언더독스가 공동 진행하는 로컬기자단이다. 다양한 지역 창업 생태계의 목소리를 담아 소개한다. 로컬게임체인저 2015년 ‘좋은 창업가 동료를 발굴하자’라는 취지로 창업교육을 시작했고, 일방향 강의 중심의 창업교육계의 흐름을 실천형 코칭 교육으로 바꿔왔습니다. 그 결과 2022년 현재까지 전국에 1만명이 넘는 창업교육생 ‘언더독스 알럼나이’를 배출했습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혁신’이며, 그 혁신은 ‘창업가’들에 의해서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원문보기 https://startuprecipe.co.kr/archives/5686690 PrevLISTNext
지방 소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방 소멸 지수는 보통 1.5 이상이면 소멸 위험이 매우 낮은 저위험 지역이지만 0.2 미만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현재 필자가 머무르고 있는 영덕은 지방 소멸 지수가 0.18로,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영덕군 인구는 1990년 6만 6,000명이었으나 올해 4월말 기준으로는 3만 5,000명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2017년부터 연간 500명 이상이 줄 정도로 자연적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덕군은 지역 내 출산율 증진을 위한 노력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 인구 목표를 정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대신 현실적으로 가능한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가고 있다. 바로 ‘관계인구’다. 관계인구란 외부 인구가 영덕을 오가며 인구 유입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영덕군은 영덕을 오가고 머무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로컬 창업은 이런 관계인구를 만드는데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간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젝트이자 청년이 새로운 로컬 비즈니스를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하는 ‘2022 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이 이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빈 상점이 곳곳에 있는 영덕군 영해면 만세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영덕에서 오래 거주한 시민 모습을 기록하는 영덕인물실록 전시, 만세시장 상인을 기록하는 만세사진관, 시장에서 펼쳐지는 서커스 퍼레이드나 공연 예술, 벽화와 다양한 포토존 그리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시제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반짝상점’까지. 영덕 만세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언더독스와 함께 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로컬 창업캠프 in 영덕’이라는 로컬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당 창업 캠프를 통해 영덕이 가진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 아이템으로 발전시켜가는 창업가 12명과 함께 하고 있다. 필자로 새로운 영덕의 모습을 발견 중이다. 오직 ‘영덕 = 대게’로만 알고 있었다. 그저 바다가 있으니 겨울이면 대게가 많이 잡히는 어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발견한 영덕은 대게거리로 알려진 강구항을 제외한 내륙에서는 농사가 한창인 곳이다. 해풍을 맞은 시금치가 자라고 전국 1위 송이버섯 생산량을 자랑하며 복숭아와 사과가 많이 나는 그런 곳이다. 창업캠프에 참여한 창업자 중에는 영덕으로 귀농헤 딸기농장을 시작한 분도 있고, 농촌에서 새로 터를 잡은 청년 커플도 있으며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영덕 해안의 파도가 좋아 자리잡고 서핑샵을 연 서퍼 창업자도 있다. 특히 영덕에 오래 살아온 지역민도 몰라본 영덕의 파도! 서핑으로 이미 유명한 양양과 달리 서핑샵이 거의 없지만 파도만큼은 초보 서퍼가 안정적으로 배우기에 좋은 파도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런 창업팀과 함께 12월 말에는 영덕 영해면 만세시장에서 개최되는 ‘예술로 만세’ 행사에서 ‘반짝상점’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열게 된다. 창업 아이템 시제품이 로컬과 처음 만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물론 한계도 있다. 영덕을 지키며 오래 장사한 상인은 외지인이 와서 무슨 일을 벌이는 것인지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또 경쟁 상대로 보는 분도 있을 것이다. 딱 4일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일 뿐이지만 반짝상점에 참여하는 창업팀 아이템에 음식과 음료 종류가 많다 보니, 시장 내 다른 음식점과 상인회 사이에서 양해를 구하는 복잡한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난관은 네트워킹을 통해서 하나하나 극복 중에 있다. 공감대와 정보를 함께 나누다 보면 잘 안되던 일도 되게 할 수 있는 힘을 얻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입인구가 거의 없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도와 접근을 노력으로 보고 시장과 지역을 살리기 위해 함께하는 분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소도시가 많고, ‘로컬’의 중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지역 자원을 외부인의 남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발견하고 지역민과 함께 어우러져 노력하는 것. 지역민이 외지에서 온 청년들을 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지역 소멸을 위해 창업가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활기를 만들어 나가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이 곳은 열심이다. 사례가 쌓이고 관계인구가 늘어나다 보면 소멸 위기 속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글‧김소희 / 폴톰 공동대표 현재는 제로웨이스트 이커머스 브랜드를 창업하여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으며 이전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로,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로 다년간 일해왔습니다. 언더독스 파트너코치와 PM으로 활동해왔으며, 현재는 영덕에서 로컬창업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로컬게임체인저는 스타트업레시피와 언더독스가 공동 진행하는 로컬기자단이다. 다양한 지역 창업 생태계의 목소리를 담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