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벗어난 낯선 동네로의 여행은 누구에게나 설렘을 준다. 여행의 설렘에 감동을 더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고 태어나고 자라 살아오며 앞으로도 살아갈 동네에서 여행자들을 만나는 ‘사람 여행’과, 여행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며 대전 동구 소제동을 다채롭게 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동네를 사랑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이야기로 지역의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 곧 ‘사람 여행’으로 이어졌다. 오래된 옛 동네의 골목을 거닐며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처음 만난 사람들도 편안한 말동무가 되어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어디서 왔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각자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듣는 여행 속에서 필자는 여행자들의 경험을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지역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4년 동안 300여 회 여행을 하고 여행자 2,000명을 만나는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베이스는 실로 어마한 영향력을 지닌다. 이를 기반으로 여행자의 니즈에 맞는 공간 운영부터 관광 굿즈 제작, 그리고 홍보마케팅 활동까지 여행자들과 동행하는 삶 속에서 다양한 가치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내가 사는 동네를 기반으로 한 로컬 창업을 하게 된 데에는 한 달 살이 여행을 통해 발견한 가능성이 큰 역할을 했다. 여행을 통해 지역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 필자는 한 달 살이 여행에서 돌아온 후 잘 다니던 마케팅 회사를 그만두고 로컬 여행 창업을 준비하게 됐다.
동네를 여행하는 누군가에게 내가 나고 자란 동네를 안내하고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동네를 새롭게 살피는 준비가 필요하다. 매번 지나가던 길이 아닌 골목길을 둘러보고 몇 년 동안 함께 살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며 오랫동안 살지 않아 버려진 집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렇게 동네에서 다른 지역 사람들을 만나는 일들을 시작하고 그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누구보다도 동네를 사랑하는 주민이 됐고 이제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동네의 가치를 전달하는 이야기꾼이 됐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으로 동네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로컬비즈니스를 도와주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여행은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결국 사람 간의 만남이 전제되어야 하는 활동이다. 미래에도 평생 할 수 있는 로컬비즈니스를 찾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자신의 동네를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는 일을 한 번쯤은 경험해봐도 좋을 것 같다.
로컬비즈니스의 핵심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이다. 여행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 사이의 밀도 높은 관계 속에서 나만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해야 한다. 지역에 방문하는 사람을 위한 로컬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것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이다. 지역에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을 살려 지역의 고유성을 전달한다면 사람들은 깊이 있는 새로움을 찾아 지역으로 올 것이며, 그 속에서 로컬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한번 방문하고 떠나는 것은 지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세 번 방문하며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도록 지역만이 가지는 고유성을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 나가는 로컬비즈니스가 많아지길 원한다.
글‧박진석 / 씨엑스컴퍼니 대표
안녕하세요. 대전 지역에서 ‘사람 여행’을 통해 여행자 경험을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관광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진DoL과 주식회사 씨엑스컴퍼니 대표 박진석입니다. 지역에서 쉼이있는 여행으로 여행자분들의 니즈를 찾아내고 여행자들과 만나면서, 여행자 관점의 관광 창업 생태계를 만듭니다. 여기서 발견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언더독스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로컬게임체인저는 스타트업레시피와 언더독스가 공동 진행하는 로컬기자단이다. 다양한 지역 창업 생태계의 목소리를 담아 소개한다.
로컬게임체인저
2015년 ‘좋은 창업가 동료를 발굴하자’라는 취지로 창업교육을 시작했고, 일방향 강의 중심의 창업교육계의 흐름을 실천형 코칭 교육으로 바꿔왔습니다. 그 결과 2022년 현재까지 전국에 1만명이 넘는 창업교육생 ‘언더독스 알럼나이’를 배출했습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혁신’이며, 그 혁신은 ‘창업가’들에 의해서 탄생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