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만 명의 창업가를 연결하는 일본 최대 스타트업 커뮤니티 ‘벤처카페도쿄’

(이미지출처=언더독스)

 

일본 도쿄에서 연간 약 2.5만 ~ 3만 명의 창업가들을 연결하고 있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 지점이 있는 글로벌 창업가 커뮤니티 ‘벤처 카페(Venture Cafe)’의 일본 도쿄 지부 ‘벤처카페도쿄(Venture Cafe Tokyo)’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오늘은 벤처카페도쿄의 총괄 디렉터를 맡고 계신 코무라 류스케(小村 隆祐)씨를 만나봤습니다. 

 


 

“고립은 혁신의 적” 일본 최대 스타트업 커뮤니티 ‘벤처 카페 도쿄’

 

  • ‘벤처 카페 도쿄(Venture Cafe Tokyo)’ 는 어떤 목표로 시작된 커뮤니티인가요? 

벤처 카페 도쿄는 보스턴에서 시작된 ‘벤처카페(Venture Cafe)’라는 국제 창업가 커뮤니티의 도쿄 거점입니다. 벤처 카페는 미국, 독일 등 전 세계 15개 도시에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총 6개의 벤처 카페 지점이 있어요.

그 중, 벤처 카페 도쿄는  ‘고립은 혁신의 적이다(Isolation is the enemy of innovation)’ 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출범해 창업가들이 더 큰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 ‘벤처카페도쿄’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진행하고 있나요? 

벤처카페도쿄는 정기적으로 ‘CIC Tokyo’라는 6000평 규모의 공간에서 ‘Thursday Gathering’이라는 커뮤니티 행사를 주최합니다. 학생이든, 기업가든, 혹은 투자가든 상관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어 매번 약 400명이 이 행사에 참석하는데요. 일본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벤처 이벤트라고 자부합니다. 

 

  • 일본 내 기존 창업가 커뮤니티와 비교해, ‘벤처카페도쿄’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벤처카페도쿄만의 차별점은 역시 내국인(일본인)과 외국인이 가장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라는 점에 있겠네요. 일본 내 기존 창업가 커뮤니티는 일본인 위주로 구성된 커뮤니티와 외국인 위주로 구성된 커뮤니티가 서로 잘 섞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언어 문제가 가장 큰 장벽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벤처카페도쿄는 언어 장벽 없이 소통이 가능합니다. 우선 벤처카페도쿄의 스태프들은 모두 최소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고, 프로그램이나 강연 세션도 일본어와 영어를 번갈아가며 진행하거든요. 

해외에서 건너온 분들에게 있어서 벤처카페도쿄는 일본의 스타트업 에코시스템에 연결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일본내 창업 생태계의 변화

 

  • 기시다 총리 내각이 발표한 통합혁신전략 2023 을 통해 일본내 창업가 육성 및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 같아요. 현장에 계신 분으로서 어떤 변화를 체감 하시나요? 

두 가지 변화를 체감해요. 

먼저 청년층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일본에는 ‘*신졸카드(新卒カー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이 가지는 특권을 일컫는 말인데요. 일본의 대기업들은 신입을 채용할 때 보통 대학을 갓 졸업한 ‘신졸자’ 들을 위주로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본 청년들은 신졸일 때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하면 이후에도 대기업에 입사할 확률이 극도로 낮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공부해 온 일본 청년들에게 ‘신졸’이라는 시기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 것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신졸임에도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지금껏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했던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스타트업에 몰리고 있는 것이죠.  (*참고 자료: https://mynavi-job20s.jp/howto/employment_of_new_graduates)

그리고 정부측의 변화도 체감해요. 한국도 유사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본도 지금까지는 동경(도쿄) 위주로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집중되었죠. 그런데 지금은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예산이 동경 이외에 로컬 지자체 쪽으로도 많이 분배가 되고 있어요.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문제점을 인식한 것인지, 로컬 경제를 지지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죠.

 

  • 벤처카페도쿄에서 기업가정신 교육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앙트레프레너십(기업가정신)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관점이 다른 것 같은데, 이에 관해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네, 벤처카페도쿄에서도 도쿄도의 지원을 받아 앙트레프레너십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13살의 중학생부터 시니어 분들까지 폭넓은 대상에게 아이디어 발상부터 비즈니스 피칭까지 커버하는 창업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만들고, 구체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그 기저에 깔린 벤처카페도쿄의 의도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에요. 다가올 미래의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응하고,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이런 부분이 한국과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  일본인 창업가와 외국인 창업가들을 두루 만나 보셨을 것으로 생각해요. 외국인 창업가와 비교했을 때, 일본인 창업가가 성장을 위해 어떤 부분을 개발하면 좋을까요? 

아주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일본인 창업가가 더욱 야심을 품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온 일본인 창업가들은 굉장히 우직하다(=真面目)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창업가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떤 사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측면에 대한 고민은 굉장히 깊은데, ‘그래서 어떻게 돈을 버나요?’ 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잘 하지 못했어요. 비즈니스모델 구축이나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만큼, 그것을 지속하기 위한 사업적 관점에서의 고민이 더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장 레벨에서의 협력을 통해 한일 양국의 창업 생태계가 상호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일본에서 창업하고자 하는 한국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대부분의 한국 창업가들은 일본 시장에서 ‘우리의 제품은 어떤 점이 좋습니다’ 라는 기능적 우수성을 주로 강조합니다. 하지만 일본인은 프로덕트의 기능 뿐만 아니라, 그 프로덕트에 대한 설명을 누가 해 주느냐 또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계성과 신뢰도가 제품 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죠. 

따라서 해외 시장, 특히 일본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창업가라면 현지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쌓는 편을 추천합니다. 현지인 컨트리 매니저(country manager) 를 채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