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기술 도시 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배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기존의 우편과 소포 배달을 넘어선 새로운 서비스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Qourier와 Foodkit 같은 스타트업들은 음식부터 문서까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들을 도시 전역으로 신속하게 배달하며 혁신을 이끄는 중입니다.
싱가포르 배달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과 현지 스타트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격전지입니다. DB Schenker와 FedEx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현지의 혁신적인 스타트업들 보다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드론과 AI를 도입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활발한 배달 시장에서도 아무도 주목하지 못한 틈새시장 있었습니다. 바로 장거리 음식과 의약품의 안전한 운송입니다. 이 시장에 등장한 도전적인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Deliver.sg입니다. 이 스타트업은 싱가포르 배달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으며 이 미개척 영역의 틈새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2020년 음식 배달 서비스로 시작한 Deliver.sg는 현재 백신과 의약품 운송은 물론 인프라 배달 구독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하여 하루 평균 190건의 배달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Deliver.sg는 어떻게 이 배달 시장에서 기회를 잡았으며,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했을까요?
Deliver.sg의 CEO 크리슈나마니 칸난(Krishnamani Kannan)을 만나 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전략, 창업 스토리, 확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Deliver.sg의 창업 스토리]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Deliver.sg의 CEO 크리슈나마니 칸난(Krishnamani Kannan)입니다. Deliver.sg는 2020년에 ‘장거리 음식 배달’ 서비스로 시작했어요. 다른 배달 서비스가 못 가는 곳까지 맛있는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 말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음식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제는 플랫폼을 확장하고 수익화를 위해 더 다양한 카테고리에 도전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제가 싱가포르 남아시아 상공회의소(SSACCI)에서 부회장도 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싱가포르랑 동남아 시장에 관심 있는 분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도움도 주고 있죠. 요즘엔 젊은 창업가들이랑 경험담을 나누면서 멘토링 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팬데믹 기간에 음식 배달 스타트업을 창업하셨다고 들었어요.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네, 맞아요. 당시 제 아내가 싱가포르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곳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했던 친구를 만나 지금 Deliver.sg를 공동 창업하게 되었죠. 운 좋게도 그 친구가 물류 쪽 경험도 있어서 지금은 물류 전문가로 일하고 있어요.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저는 4km 이상 떨어져 있어 배달 서비스가 닿지 않는 고객들도 음식 배달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다른 경쟁사들은 멀다고 아예 안 가는 거예요. 수요는 있는데 서비스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우리가 이걸 기회로 삼아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렇게 장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Q. 경쟁자가 없다는 건 시장이 작거나 진입이 어렵다는 뜻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장거리 배달을 결심하셨나요?
다른 업체들은 작은 주문 여러 개를 빨리빨리 처리하는 걸 선호해서 장거리는 아예 시도도 안 했어요. 그런데 저희는 생각이 달랐죠. 주문 금액만 크다면 거리가 멀더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봤거든요. 남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꺼려하는 걸 오히려 기회로 잡은 거예요. ‘손님들이 원하는 게 있다면, 그게 바로 시장이다’라는 마인드로 장거리 음식 배달에 도전했어요. 분명 이게 통할 거라고 믿었거든요.
Q. Deliver.sg는 어떤 분들이랑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저와 공동 창업자, 그리고 고객 서비스 담당자까지 세 명으로 시작했어요. 팀이 작다 보니 처음에는 우리 돈으로 시작했는데, 다행히 팬데믹 동안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죠. 실적이 좋은 스타트업한테는 은행 대출 이자를 90%나 깎아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Deliver.sg의 비즈니스 전략]
Q. 음식 배달 서비스부터 시작하셨는데, 지금은 사업이 어디까지 커졌나요?
처음엔 장거리 음식 배달 서비스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전체 온디맨드(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나 전략 등을 총칭하는 말) 배달 플랫폼으로 성장했어요. 뭐든 배달하고 있죠! 특히 요즘은 의약품이랑 의료기기 배달에 집중하고 있어요.
작년에 좋은 기회가 있었어요. 싱가포르 정부에서 공식 인증까지 받은 큰 물류 회사인 YCH가 의약품 배달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저희가 파트너로 참여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지난 8개월 동안 YCH와 함께 백신과 의료장비를 국립병원, 학교, 국립신장재단 같은 곳에 배달했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고객들이 엄청 만족하셨거든요. 더 많은 일거리가 계속 들어오고 있고, YCH에서는 저희를 주요 운송 파트너로 선택해서 계약을 연장했답니다.
Q. 의약품이랑 의료기기 배달에 특별히 집중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우리의 온디맨드 배달 플랫폼 확장에 도움이 되니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죠. 음식 배달은 주문량이 들쭉날쭉하지만,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정기적인 배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이 안정적인 편이에요. 또, 배달 시간과 날짜가 미리 정해져 있기에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고요. 둘째, 틈새시장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죠. 다른 업체들이 안 하는 일을 시작했더니 YCH 같은 큰 회사와 파트너가 되었잖아요. 지금 저희한테는 정말 좋은 기회가 주어진 셈이죠!
Q. 장거리 배달이랑 중요한 물품을 배달하시느라 신경 써야 할 게 많을 것 같아요. Deliver.sg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요즘 온디맨드 배달이 핫해지면서 경쟁사들도 많이 생기고 있어요. 잠재력이 큰 시장인데다가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으니 다들 뛰어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Deliver.sg의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우리 브랜드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방법 중 하나로 배달 라이더분들을 최대한 정규직으로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라이더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과 브랜딩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브랜딩은 고객 경험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고객이 음식을 주문했는데 식당이나 라이더에 의해 주문이 취소되면 안 되겠죠? 음식이 안전하고 완벽하게 배달되어야 해요. 이런 좋은 경험이 쌓이면 고객들이 우리를 또 찾게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Deliver.sg 라이더들 중에서 정규직 비율을 높였어요. 라이더의 좋은 업무 환경은 좋은 고객 경험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에요. 현재 라이더의 40%가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프리랜서예요.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거의 다 프리랜서만 쓰는 걸 생각하면, 우리는 특이한 케이스랍니다.
정규직은 월급이 안정적이고, 배달 관련 비용이나 보험도 회사가 챙겨주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죠. 반면, 프리랜서 라이더들을 보면 30시간씩 일하는 경우도 있어요. 배달을 많이 할수록 돈은 더 벌 수 있겠지만 안전을 우선시하긴 어렵죠. 사실 이건 라이더는 물론이고 라이더의 가족들, 회사, 식당, 손님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이에요. 물론 선택은 라이더가 해요.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요” 또는 “여러 플랫폼에서 일하면서 돈을 더 벌고 싶어요”하시는 분들은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어요.
Q. 라이더의 정규직 고용이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시군요.
맞아요. 우리가 이렇게 하니까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식당들도 좋아하시더라고요! 우리가 직접 라이더를 챙기다 보니, 식당에서는 늘 같은 라이더가 제시간에 오는 걸 보고 “와, 마치 우리 식당 전용 라이더가 있는 것 같아!”라는 말을 하곤 하셔요.
덕분에 우리 Deliver.sg는 식당들한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죠, “식당 운영에만 신경 쓰세요. 배달은 저희가 책임질게요” 라고 말이에요!
게다가, 우리는 라이더들과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Delivery-as-a-Service(DaaS)’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답니다.
[Deliver.sg만의 DaaS 플랫폼 운영 방식]
Q. Deliver.sg가 각 파트너 식당에 ‘DaaS(Delivery-as-a-Service)’를 제공한다고 말씀하셨어요. DaaS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저희는 ‘장거리 배달을 위한 플랫폼’으로 확장 중이에요. ‘온디맨드 실시간 배달’, ‘정기 배달 서비스’, ‘30% 수수료 배달 서비스’, ‘무수수료 배달 서비스(SaaS 기반 B2B)’ 총 4가지 주요 카테고리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SaaS 기반 B2B(DaaS의 일부)는 월별로 구독하는 방식이에요. 실버(월 SGD 100), 골드(월 SGD 250), 다이아몬드(월 SDG400)라는 세 가지 멤버십이 있는데요, DaaS 멤버십에 가입한 식당은 Deliver.sg의 모든 배달 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식당은 30% 수수료가 붙은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죠.
멤버십엔 여러 혜택이 있어요. 골드나 다이아몬드 멤버십을 이용하는 식당은 무료로 마케팅도 해드리고 멋진 홍보 영상도 만들어드려요. 특히 다이아몬드 멤버십은 배달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 컨설팅을 받을 수도 있답니다. Deliver.sg는 그냥 음식 배달만 하는 게 아니라, 배달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테크 스타트업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Q. 비즈니스 운영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인가요?
지난 2022~2023년에는 총 66,500건의 배달을 했어요. 하루 평균 182건 정도네요! 정직원 라이더 12명이랑 프리랜서 라이더 50명이 이걸 다 해냈죠. 꽤 효율적으로 잘 굴러갔다고 생각해요. 2023년에는 170만 싱가포르 달러의 수익도 올렸죠.
특히 신경 쓰는 건 ‘평균 주문 금액’이랑 ‘단골 손님들이 얼마나 자주 주문하는지’예요. 보통 한 번 주문할 때 67 싱가포르 달러 정도 쓰시고, 같은 분들이 일주일에 3번 정도 주문하시더라고요.
[Deliver.sg의 확장 전략]
Q.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들었어요. 서비스 지역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Deliver.sg는 큰 국가와 도시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이런 곳은 이미 강력한 경쟁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죠. 대신, 더 작은 국가와 도시에 진출해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주요 배달 서비스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예요. 충분한 시장 규모가 있어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에 충분할 것 같아요. 그리고, DaaS(Delivery-as-a-Service)를 이러한 시장에 선보여 플랫폼의 수익 구조를 더 다양하게 만들려고 해요.
Q. 2024년에는 Deliver.sg가 인도의 배달 서비스 Busybee를 인수했다고 들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알고 싶어요.
처음부터 시작하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이미 시장에 자리 잡아 잘 나가는 회사를 전략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했어요. Busybee는 지난 4년 동안 인도 전역 317개 지역에서 배달 서비스를 해온 회사예요. 지금은 인수가 끝나서 Busybee 플랫폼을 새로 꾸미는 중이고, 앞으로는 ‘Busybee powered by Deliver.sg’라는 이름으로 운영될 거예요.
Q. 장거리 음식 배달 외에도 약품, 의료 기기, 식료품 배달 서비스로 확장하려 시도 중이시잖아요. 추가 확장 계획도 있나요?
약품이랑 의료 기기는 특별한 팀이 따로 맡고 있어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라서 전문 배달 인력을 뽑았고, 이분들이 계속 일할 수 있게 수수료 체계도 잘 만들어뒀어요.
식료품 배달이나 가전제품 수리는 음식 배달이랑 비슷할 것 같아요. 이런 서비스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정규직 라이더나 수리기사를 뽑으려고 해요.
Q. 마지막으로 Deliver.sg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 플랫폼에 AI를 활용해 배달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 거예요. 예를 들면, 비슷한 동네에서 주문이 2-3개 들어오면 AI가 알아서 한 라이더에게 몰아줄 수 있어요. 또, 누가 샌드위치를 자주 시키면 AI가 이걸 파악해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죠. DaaS 다이아몬드 멤버 레스토랑한테 우리 앱에서 샌드위치 광고를 할 기회를 줄 수도 있고요.
또, 약품이랑 의료기기 배달을 우리의 주력 사업으로 키워서, 나중에는 이 분야 최고가 되고 싶어요. Deliver.sg의 꿈은 AI로 배달 산업의 혁신을 일으키고, 빠르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로 아직 개척되지 않은 이 시장을 평정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