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경제(Lunar economy) 달 표면, 달 궤도 및 지구에서 달 자원의 생산, 사용 및 교환과 관련된 모든 일반 경제 활동.
-출처: Lunar market assessment: market trends and challenges in the development of a lunar economy (PWC)
달 경제(lunar economy)는 한때 먼 미래의 꿈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주 탐사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면서, 민간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달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PwC의 연구에 따르면, 낙관적 시나리오(optimistic scenario)로 보았을 때 달 경제 중 운송 부문만 해도 2020~2025년 90억 달러에서 2026~2030년 190억 달러, 2031~2035년 320억 달러, 2036~2040년 4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성장의 주요 원인은 정부와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우주 기술이 발전하며, 달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덕분입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 중 하나가 바로 싱가포르의 ‘코스모시스(Qosmosys)’입니다. 코스모시스는 2020년에 설립되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1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시드 펀딩을 유치하며, 회사의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투자금은 코스코시스의 달 운송 수단인 제우스엑스(ZeusX)와 관련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코스모시스의 창업자이자 CEO인 프랑수아 뒤브륄(François Dubrulle)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가 바라보는 항공우주 산업, 달 착륙 사업 운영 방식, 그리고 미래 달 탐사의 선구자로서의 비전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① Qosmosys와 달 탐사, 그리고 우주선 ZeusX
② 항공우주 산업 트렌드와 미래
③ 팀 빌딩과 핵심 가치
① [Qosmosys와 달 탐사, 그리고 우주선 ZeusX]
Q. 코스모시스(Qosmosys)는 어떤 일을 하나요?
코스모시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회사로, 달 경제와 달 기반 인프라를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달 경제란 달 환경에서 발생하는 경제 활동, 즉 ‘달과 관련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고파는 거래’를 의미해요.
현재 이러한 경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과학적 및 상업적 목적을 위해 달에서 개발될 잠재력이 크죠. 다만, 인간이 달에 정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인간이 달에 정착하는 것이 과연 이익이 될지 의문이 듭니다.
Q. 그렇다면 왜 화성이 아니라 달인가요?
제 관점에서 화성은 특정 개인의 꿈을 충족시킬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과학적으로도 우주 여행자가 6개월 이상 우주에 머무르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요. 특히 지구를 볼 수 없는 환경에서는 심리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죠. 반면 달에서는 지구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어요.
Q. 달에서 어떤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인가요?
코스모시스는 로봇공학 등 초기 인프라를 개발하여 우주 비행사들을 실어나르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에너지 생산, 위치 확인 및 내비게이션, 그리고 지구와의 통신 유지 시스템이 포함되죠.
우리는 이 분야의 선구자로서 향후 20년 동안 급증할 수요를 예측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제우스엑스(ZeusX)라는 우주선을 개발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모습이며, 어떤 역할을 하나요?
제우스엑스는 두 개의 모듈로 구성된 대형/중량급 우주선이에요. 하나는 달 착륙선 역할을 하는 상단 모듈인 QML이며, 다른 하나는 달 궤도를 도는 서비스 모듈인 QSM인데요.
제우스엑스가 달 궤도에 진입하면 두 모듈이 분리되어 각각의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과학 및 상업적 화물을 안전하게 전달하고, 달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배치하게 되죠
Q. 제우스엑스는 어떻게 개발 중인가요? 자체 연구소가 있나요?
아니요, 저희는 엔지니어링 콘셉트를 개발하고 소유하지만, 이를 실제로 제작하는 작업은 신뢰할 수 있는 기존 기업에 외주를 맡깁니다.
자체 엔지니어링 팀을 처음부터 구성하는 것은 너무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커서 리스크 역시 커요. 그래서 우리는 오랜 경험과 휼륭한 실적을 가진 Airbus나 Framatome와 같은 기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rbus는 제우스엑스를 제작하기로 했고, Framatome은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방사성 동위원소 소재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② [항공우주 산업 트렌드와 미래]
Q. 최근 Amazon의 Blue Origin이나 SpaceX 같은 민간 우주 회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항공우주 산업은 초기에는 막대한 재정을 투자해야 하고 우주 물체를 발사하는 기술 개발이 복잡하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했습니다. 당시에는 실패도 빈번했죠. 하지만 이후 민간 항공우주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어요.
예를 들어, 캐나다의 Telesat Canada와 인도네시아의 Indosat은 각각 1960년대에 설립되어 민간 부문에서 우주 통신 산업을 발전시켰어요. 이처럼 항공우주 산업에서 민간 자본주의 부문은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펀딩 방식과 우주 프로그램 규칙이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면서 이 산업의 환경 역시 크게 변화했죠.
특히, 최근의 미국 스타트업들은 벤처 캐피털(VC)의 기준에 맞춰 ‘시드(seed)’, ‘시리즈 A’, ‘시리즈 B’와 같은 명확한 단계를 따르고 있어요. 이건 30년 전 우주 산업에서는 없던 구조로, 전혀 다른 접근 방식입니다.
Q. 항공우주 산업과 시장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ZeusX를 개발하기 위해 최근 1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셨습니다.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한 번에 상당한 금액을 모금했지만, 저희는 여전히 신생 기업이에요. 대형 경쟁사들은 항공우주 산업에 10~15년 동안 종사해 왔으니, 그들은 총체적으로 더 많은 자금을 모금했겠지만 코스모시스는 이제 겨우 3년 차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자금 조달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져요. 특히 우리는 요즘 흔한 스타트업 펀딩 규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죠. 코스모시스의 사업 로드맵은 일반적인 밴처 캐피털(VC) 투자 단계와 맞지 않아요. 대신, 우리는 전통적인 산업에서 긴 사업 주기를 이해하는 투자자들을 찾고 있어요.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스타트업’이라고 부르지 않는 편입니다.
Q. 요즘 젊은 창업가들은 큰 자금을 확보하는 것만이 창업 성공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대규모 자금 조달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입니다. 고액의 자금을 너무 쉽게 얻으면 나태해지기 쉽고, 진정한 가치를 놓칠 수 있어요.그래서 자금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죠.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투자자가 아니라 고객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Q. 아시아 항공우주 산업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미국, 중국, 소련의 로켓 개발에 영향을 받아 아시아 국가들도 달 탐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새로 설립된 한국우주항공청(KASA),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같은 우주 기관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어요.
아시아 시장에는 서구 시장에 비해 항공우주 스타트업이 많지는 않지만, 그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죠. 5~10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겠지만, 결국 미국이나 유럽과 동일한 개발 과정을 거치게 될 거예요. 이를 위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리더십과 비전 있는 리더도 있어야겠지요.
③ [팀 빌딩과 핵심 가치]
Q. 초기 팀을 어떻게 구성하셨나요?
싱가포르에서 거주하던 중 코스모시스 팀을 구성했습니다. 항공우주 산업이 번성했다는 이유에서 한 것은 아니었어요. 싱가포르가 비즈니스에 친화적이고 평화로운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었죠. 초기에는 유럽과 싱가포르의 친구들과 함께 시작했어요. 팀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다행히 제 직원들은 친구들이기도 해서, 저를 잘 이해하고 팀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어요.
Q. 현재 팀의 구성은 어떤가요?
저희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며, 프랑스와 미국에 자회사를 운영 중입니다. 전문 엔지니어링 팀과 비즈니스 개발 팀, 크게 두 팀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전문 엔지니어링 팀은 전체 프로젝트 콘셉트의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해요. 이들은 파트너 회사의 엔지니어와 소통하여 의견을 전달하고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일을 해요. 비즈니스 개발 팀은 달 경제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찾고, 앞으로 달에서 어떤 사업을 할 수 있을지 연구합니다. 또, 앞으로 생길 문제들을 미리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고 있죠.
실제 작업은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저는 뒤에서 팀원들을 돕고 격려하며 서포트하고 있어요.
Q. 코스모시스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우리 첫 번째 핵심 가치는 ‘우수성(excellence)’입니다. 우리는 평범함을 받아들이지 않아요. 물론 완벽하기엔 어렵겠지만, 그래도 우수성을 추구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항공우주 산업에서는요.
두 번째 핵심 가치는 ‘정면돌파(confrontation)’예요. 우리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아요. 어려움이 있더라도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거예요.
Q. 마무리 질문입니다, 인생 목표를 공유해 주시겠어요?
제 목표는 ZeusX를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시키는 것입니다! 제가 살아있는 동안 달 경제가 실현되는 걸 꼭 보고 싶어요. 이게 제 인생 마지막 프로젝트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