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on Seminar EP. 02] 일본의 혁신 생태계

 

언더독스가 주관한 액션세미나 EP. 02 <태동하는 일본의 혁신 생태계, 한일 교류와 협력 방안>은 지난 7월 12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역삼동 마루180 이벤트홀에서 진행됐습니다. 일본 혁신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창업 지원기관 리더들과 일본 진출 경험을 가진 한국 스타트업이 함께 자리해 서로 간 관점과 의견을 나누었는데요. 

 

최근 들어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한국 스타트업 사례가 하나 둘 생겨남에 따라 일본 진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경을 뛰어넘어 더 넓은 시장으로 향하고자 하는 창업가들이 많아졌음을, 세미나 현장을 찾아주신 분들의 인파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총 다섯 명의 전문가가 액션세미나 연사로 참석하여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 강리혜 교수 (호세이대학교 기업가정신센터장)
  • 서리빈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대우부교수) 
  • 코무라 류스케 디렉터 (벤처카페도쿄 총괄 디렉터)
  • 김태호 이사 (뤼튼테크놀로지스 공동창업자, 재팬 이사)
  • 박대은 파트너 (언더독스 전략기획본부/글로벌 TF)

 

그리고 한양대학교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이자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 편집장인 서현선 교수님께서 세미나의 모더레이터를 맡아주셨습니다. 

 


 

청년들이 창업하지 않는 나라, 일본의 변화

 

워크맨, 인스턴트 라면과 컵라면, 즉석밥, 고속철도, 플래시 메모리 등 한때 혁신의 상징이었던 일본. 일본은 여전히 경제 대국이지만 지난 30년, GDP와 국제경쟁력지수의 지속적인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에 대한 회고와 대응 전략으로 일본 정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비롯한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장기간 지속된 엔저, 수출 대기업의 실적 상승 등으로 인해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일본은 현재 새로운 도약의 스타트 라인에 섰습니다.

전 세계 자본이 일본으로 모이는 시점을 기회 삼아 일본 정부는 ‘통합혁신전략 2023’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디지털 혁신과 함께 스타트업 육성에 막대한 정책자금을 배정하면서 일본의 혁신 창업 생태계의 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10여 년 전, 한국의 사회혁신을 비롯한 혁신 창업 생태계가 시작되던 시기에 ‘사회혁신 컴퍼니빌더’, ‘창업교육 전문회사’ 등 이전에 없던 모델로 한국의 창업교육 시장의 문을 열었던 언더독스 또한 일본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일본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일본 진출을 위해 ‘스시테크도쿄(SusHi Tech Tokyo 2024)’에 다녀온 언더독스 관계자는 ‘경제/문화적 측면에서 일본은 확실히 선진국이지만, 창업 생태계만큼은 한국의 10년 전을 보는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습니다. ‘일본의 대학생(청년)은 창업을 하지 않는다’는 명제는 일본 방문 기간 만난 거의 모든 일본 스타트업 관계자가 동의하는 말이었다고 해요. 일본은 창업 생태계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으로 아직까지 일본의 청년들은 창업보다는 취업을 선택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으며, 일본에서 스타트업과 혁신 기술은 대학생과 청년보다는 기존의 기술과 시장을 보유한 기업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더 크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언더독스는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앞둔 일본에서 위대한 첫 걸음을 내딛고자 고군분투하는 창업가, 그들을 돕는 페이스메이커(조력자)들을 위해 언더독스의 노하우를 연결하고자 합니다. 언더독스가 전혀 다른, 한편으론 가장 가까운 일본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가 되길 기대합니다. 이에 따라, 일본 창업 생태계 주요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대한민국의 창업가를 비롯한 생태계 주요 기관이 양국 창업 생태계의 공동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 시장을 경험하고 배운 것 

 

한 발 앞서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일본 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고객들을 만나 본 언더독스 글로벌 TF의 박대은 파트너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를 전했습니다.

 

박대은 파트너 (언더독스 전략기획본부/글로벌 TF)

“스시테크도쿄(SusHi Tech Tokyo 2024)’ 행사 참석차 일본에 방문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문화가 다르다는 걸 일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가장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빠르고 가시적인 결과를 목표로 삼는 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환경 속에서 일본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신뢰와 관계성을 중시했습니다.

그러니 일본 창업 생태계의 문을 두드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1) 일본의 세세한 비즈니스 문화를 이해하고 2) 그들의 생태계 구조와 관계성 안에서 3) 언더독스가 가진 강점을 통해 일본의 창업가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명확한 가치 제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규모로 협업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일본에서는 창업교육 전문 기업으로 언더독스의 철학과 비전, 창업교육 기획과 운영 측면에서 본질적인 콘텐츠와 효과성을 입증하는 것이 강조돼야 한다는 다음 가설을 세울 수 있겠습니다. 이틀 간의 짧은 현장 방문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확장시키고, 새로이 맺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잠재 파트너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데서 출발하려 합니다.

일본의 변화를 이해하면서도 일본 고유의 문화를 수용하는 것은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9년간 현장에서 수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창업가를 육성하면서 한국 전역,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특유의 문화와 문법을 이해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첫 단추라는 걸 배운 까닭입니다.”

 


 

일본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

 

일본으로의 비즈니스 확장을 준비하는 한국의 창업가 및 스타트업을 위해 일본 창업 생태계 주요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넸습니다.

 

강리혜 교수 (호세이대학교 기업가정신센터장)

“일본은 변화를 지양하는 문화가 강합니다. 그래서 속도가 느리죠. 일본만의 속도감을 한국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시로, 일본 시장 진출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시찰과 회의만 계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뜻 보면 진전 없는 반복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중에서도 무의미한 것과 의미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구분하는 안목과 경험치가 일본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데 아주 중요하죠. 예컨대, 회의에 참석하는 멤버가 조금씩 상급자로 변경되고 있는지, 여러 각도에서 리스크를 검토하는지 등을 살펴보면 회의의 경중을 따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시간만 낭비하며 회의를 반복하는지, 진짜로 상대방이 신중하게 검토하는지 파악할 수 있죠.”

 

코무라 류스케 디렉터 (벤처카페도쿄 총괄 디렉터)

“대부분의 한국 창업가들은 일본 시장에서 ‘우리의 제품은 어떤 점이 좋습니다’ 라는 기능적 우수성을 주로 강조합니다. 하지만 일본인은 프로덕트의 기능 뿐만 아니라, 그 프로덕트에 대한 설명을 누가 해 주느냐 또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계성과 신뢰도가 제품 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주죠. 

따라서 해외 시장, 특히 일본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창업가라면 현지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잘 쌓는 편을 추천합니다. 현지인 컨트리 매니저(country manager) 를 채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일본 내 네트워크 구축과 인지도 확보가 중요”

 

일본어 버전 앱 ‘リートン’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AI 서비스 플랫폼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김태호 이사님께서는 액션세미나 EP. 02 현장에서 현지 시장 내 네트워크 구축과 인지도(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김태호 이사 (뤼튼테크놀로지스 재팬 이사)

“일본 도쿄도가 진행하는 ‘해외기업 유치촉진 사업’에 선정된 덕분에 일본 대형 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으로부터 일본 법인 설립 등 도내 진출에 관한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일 경제 라운드 테이블 등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일본 내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교류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고요.”  

“그 외에도 2023 ICT EXPO in Japan, Innovation Leaders Summit 2023 등 각종 행사, 포럼에 참석해 일본 내 주요 관계자 및 고객들에게 뤼튼테크놀로지스를 알리면서 현지에서의 인지도과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